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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20 May 2024

F1 대회의 진짜 문제 (2)

 저번에 영암대회에 대해 말씀드렸다. 입지는 선진국에 비해 나쁘지 않다는 말씀 드렸다. 선진국일수록 유서깊은 곳일수록, 그 역사성과 매력 자체로도 집객이 된다. 후진국이고 모터스포츠기반이 없을 수록 단기적인 흥행을 위해 도시안에 짓는다. 시가지 서킷을 제외하고 입지가 좋은곳이 어디에 있는가. 상하이, 쿠알라룸푸르, 이런 곳만 생각하고 이것이 F1의 정석이라고 생각한다면 한참 잘못 짚은것이다. 이곳들은 확실히 우리보다 F1의 인지도가 높지만 그건 단지 오래 개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나라들에 제대로 된 국내 레이싱 대회 기반이 있나? 이들나라는 아직도 우리나라에 행사개최 노하우를 배우러 오는 곳이다. 우리의 목표는 항상 선진국이 되어야 하고, 선진국을 모델삼아 잘 정착시킨 사례가 일본이라 얘기하고 있는것이다. 이처럼 서킷은 깡촌에 있어서 주변 소도시로는 인원 수용이 안되기 때문에 인근 대도시에 대부분의 관광객이 묵게 되고, 따라서 지역 교통은 행사기간동안 마비가 된다. 일본 그랑프리의 경우, 대부분 나고야에 묵게 되는데, 말이 이동거리가 1시간이지, 대기시간을 생각하면 막차직전에 겨우 돌아오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여러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욕을 하면서도 이 모든 걸 감내하고 즐긴다. 대회 끝나고 월요일까지도 도카이 뿐 아니라 간사이까지 마비가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전라도 전체가 마비되는 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기도 없었고, 위원회에서 셔틀도 확충하여, 정말 F1 팬이라면 크게 부대끼는것 없이 한가롭게 즐길수 있는 개꿀 그랑프리였던것이다.

(모나코의 경우도 말이 니스까지 15분이지, 그 지역의 열차는 '밀린다'. 오늘 도착할지 말지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다른 지역도 일단 서킷에서 벗어나는데에 줄을 서야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제대로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아침 6시에 나서서 밤 12시에 들어오는 강행군이 필요하다.)

미안하지만 애초에 팬이 아닌 사람의 의견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 다른 어떤나라에서도 관심없는 사람은 절대 관심이 없는게 F1이기 때문이다. 결국 팬만을 수요층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기존에 존재하던 팬을 잘 끌어모을까 하는 것이 관건이다.

결국 분위기를 잘 끌어내는것이 중요한데, 이 측면에서는 한국대회가 많이 못했다고 다들 입모아서 말한다. 시가지든 어디든 세계 어느 대회에서도 빠짐없이 있는것이 있는데 바로 서포트레이스이다. F1 만큼 로컬 리그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장이 없다. 당시 레이스가 아니라 K팝으로 무대가 채워졌다는게 당시 F1팬들 사이에서 불만 사항이었다. 다만, 동남아 팬들은 역시 K팝의 수요가 있었는지, 관객들이 있었고, 당시 싸이 붐이었던지라, 호응이 어느정도 있긴 있었다. 일회성으로 끝났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먹거리 부족, 화장실 부족도 여전했고.

인간은 시류에 편승하는 동물이다. 한국 그랑프리는 파란만장한 레이스를 만들어낸 역사적인 공간이었고 트랙도 나쁘지 않았다. 전세계 F1팬들은 지나고 나서야 한국이 좋았다고 그리워한다. 물론 worst track에 꼽힌것은 운영측 태도와 서비스경험에 있다고 생각한다. 틸케 스타일이 지겹다고 하던 2010년대 초반은 지나고 틸케의 흔적도 남지 않게 된 지금의 F1을 보는 지금 세대는 틸케 세대를 클래식이라며 그리워한다. 결국 문화라는 것은 분위기이고, 계속해서 올바른 투자가 이루어졌다면 지금쯤 빛을 발했을 것이다.

당시 진성 F1팬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독단으로 일을 저질러준 전남도지사 덕에 한국에서 F1을 볼 수 있었다며 감사해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같은 환경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F1을 개최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는 선진국치고는 기형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현대도 F1에 들어올리 만무한 환경이고, 국민들도 그때도 소음문제니 세금 낭비니 하다가 지금도 당시 대회를 단지 비난하기 위한 여론에 올라타 유튜브에서 거친말을 쏟아내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하고 그저 본인의 일천한 경험과 편견, 비난하고자 하는 욕구에 힘입어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의견이 있으면 무지성으로 욕할뿐이다. 이러한 에너지가 현재는 '영암 개최는 악, 인천개최는 최선'이라는 형태로 흘러가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의견을 게시한 유튜버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욕 안먹는것보면 말의 형태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현재의 '마녀사냥', '인민재판'하에 조선시대보다도 일상에서 말을 조심해야하는 자기검열의 시대인 요즘, 감히 예견하건데, 이런 비난 세력에 편승하여 인천대회를 개최해봤자 더 크게 망할거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국민적인 다운무드에 이길순 없을거다. 무엇보다 이렇게 자신과 다른 다양한 의견에 적대적인 환경에서는 새로운 스포츠가 들어올 틈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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